월간 인사관리 행복한 직원들이 행복을 파는 회사 : 자포스(Zap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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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2-05 15:27 노출일자 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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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스는 온라인에서 신발을 판매한 최초의 회사이자 리테일 사업의 강자였지만 초기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2009년 아마존(Amazon)이 무려 12억 달러에 인수를 결정한 이후, 자포스의 경영방식은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고객만족에 대한 남다른 집념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으며, 이후로도 자포스의 가치를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자포스는 독립된 경영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자포스의 독특한 기업가치와 문화는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를 떠나 설명할 수 없다.
베스트셀러「딜리버링 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자포스가 무엇을 파는 회사인가?”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행복을 파는 회사”라고 답한다. 또한 자포스가 최고의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회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주목할 것은 고객만족의 원천을 행복한 기업문화에서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연히 신발을 팔게 되었을 뿐 본질은 고객서비스 회사입니다. 고객에게 놀라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회사의 문화와 브랜드가 동일한 동전의 양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문화의 뒤늦은 지표일 뿐입니다.”
2천명 미만의 직원을 보유한 이 회사가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헤드라인을 계속 지배해 왔던 이유는 모두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고객의 입에서 와우(WoW)!가 나오게 하라
자포스의 10가지 핵심가치 중 첫 번째이자, 그들의 색깔을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가장 상징적인 문구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놀라움(WoW)을 선사하라’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고객에게 꽃을 배달하며 8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일화는 유명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긴 고객통화 시간은 놀랍게도 10시간 29분이다.
그들의 탁월한 고객서비스를 알려주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매출의 75% 이상이 재구매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단면만 보아도 ‘와우 서비스’에 대한 구성원의 열망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리테일 사업의 콜센터는 평균 처리시간, 응대규정 준수와 같은 효율성을 측정한다. 자포스의 고객서비스 담당자들은 스크립트를 따르지 않아도 되며, 통화 제한시간을 준수할 필요도 없다. 자포스의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토니 셰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중요한 점은 고객서비스 담당자를 신뢰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규정만 따르도록 하면 전화를 받는 사람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상적인 요구를 벗어나면 관리자와 이야기하도록 하거나, ‘그건 규정상 안됩니다’라고 말하면 끝입니다. 우리는 담당자에게 정책에 얽매이지 말고, 고객과 회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도록 요청합니다.”
자포스 모든 직원들의 전화 옆에는 엽서가 있다. 한 직원이 고객에게 왜 샌들을 사는지 묻고, 고객은 곧 해외휴가를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 직원은 상품에 ‘여행을 즐기십시오!’라는 메모를 동봉해 보낸다. 간단하고 상식적이지만 고객과 감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서비스가 된다.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문화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마케팅 투자비용을 줄이고, 고객경험에 많은 자원을 쓸 수 있도록 만든다. 슈퍼볼 광고나 소셜미디어보다 몇 분의 통화를 통해 머무는 시간을 가치로 만든다.
고객서비스에 대한 핵심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해 자포스에 입사하는 모든직원은 직책에 관계없이 4주간의 콜센터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이 기간에는 실제 고객과의 라이브 상담, 웹채팅 세션을 진행하는 시간도 포함되어있다. 또한 전 직원은 1년 중 최소 10시간을 콜센터 업무에 기부한다. 주로 주문이 몰리는 휴가기간이나 연말과 같은 때 업무를 분담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교육은 혁신에도 도움이 된다. 개발자들은 그들이 만든 시스템과 도구를 활용해 실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선의 기회를 발견한다. 교육을 마친 개발자는 콜센터 직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화의 조기 정착은 채용부터
“우리는 그동안 이익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재능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문화에 맞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습니다. 현재 일터에서 슈퍼스타라 하더라도 문화에 악영향을 준다면 해고할 것입니다. 구성원이 자포스의 문화에 부합하여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자포스 문화의 영감을불어 넣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포스는 그들의 핵심가치가 살아 움직이는 일터를 지향한다.
이러한 문화를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채용부터 차별화한다. 특징적인 네 가지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ocial Test
자포스의 채용프로세스는 마치 남녀간의 교제나 구혼 과정에 비유된다. 모든 직무에 요구되는 것은아니지만 공식적인 고용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한 회사 또는 부서의 행사에 참석하여 잠재적인 동료들과 만날 기회를 갖게 한다.
이는 공식 인터뷰와 별도로 실제 긴밀하게 협력하고 협업해야 할 동료부터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기회이다. 상사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나머지 동료와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적 관심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실제로 HR담당자와의 문화 적합성 인터뷰 이후 실제 채용 시까지 몇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CEO 토니는 사업초기 모든 지원자를 인터뷰했다.
당시 일반적인 인터뷰를 통과한 후보자에 대해 토니는 개인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했다고 말한다.
“우리가 함께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이 사람이 나와 어울리거나 혹은 함께 술을 마시러 갈 사람인가? 대답이 ‘아니오’라면, 그들을 고용하지 않았다.”
Nice Guy Test
문화에 적합한 사람일 뿐 아니라 좋은 사람을 뽑으려 한다. 인터뷰에서 놀라운 인상을 남기더라도 공항에서 셔틀에 오르는 순간 무례한 사람은 채용될 수 없다.
“많은 후보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왔고, 우리는 회사 셔틀로 공항에서 그들을 데려오고 어를 제공하며 나머지 시간을 인터뷰에 씁니다. 인터뷰가 끝나면 채용담당자는 셔틀 운전자에게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물어볼 것입니다. 만약 운전자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면 인터뷰가 얼마나 잘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후보자들이 회사 셔틀로 도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위에는 그들을 맞이하는 안내원이나 개인비서가 항상 있습니다.”
Service Test
자포스는 고객에게 ‘와우’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자포스에 합류한 첫 4주는 콜센터에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채용담당자인 크리스타 폴리(ChristaFoley)에 따르면 “이 프로세스는 우리의 핵심가치가 무엇이며, 어떻게 가치와 함께 살아가며, 앞으로 이 문화를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게 해주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문화적 적합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Ultimate Test
콜센터 교육이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자포스는 회사를 떠날 권리와 함께 시기마다 다르지만 2,000~4,000 달러를 제시한다. 자포스의 일원이 되어 문화와 가치에 헌신할 의사가 없다면 떠날 것을 권장한다. 다만 하나의 원칙이 있다. 돈을 받고 떠나면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이는 매력적인 제안처럼 들리지만 실제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모든 회사가 확정적으로 채용되지 않은 잠재적 지원자를 위해 비용 부담을 감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직에 부합하지 않는 잘못된 고용을 통해 치르는 문화적·재정적, 심지어는 구성원의 감정적 대가에 비하면 어쩌면 대단히 저렴한 비용일 수 있다.
일과 삶의 통합(Work-Life Integration)
“많은 회사들은 직원의 행복을 위해 일과 삶의 분리 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합니다. 자포스는 일과 삶의 통합에 중점을 둡니다. 우리의 하루는 어디에 있든 삶의 하루입니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즐길 필요가 있습니다.”
CEO 토니 셰이는 스탠포드 대학의 연설에서 이를 더 확장하여 설명하였다.
“우리는 사람들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똑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위대한 아이디어를 만들거나 창의적일 때를 보면, 일반적인 동료 관계가 아니라 마치 친구 사이의 우정이 형성되었을 때와 같았음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환경에 있을 때 열정이 나오고, 이것은 수년 동안 우리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입니다.”
자포스는 행복한 일터를 위해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고, 스스로 결정하며, 서로를 인정하는 문화를 장려한다.
자포스의 사무실은 초등학교 교실과 대학 기숙사 사이의 어디쯤인 것처럼 보인다.
천장에는 깃발이 매달려 있고, 벽에는 포스터와 직원들의 삽화가 있다. 그리고 각 책상은 개별 구성원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한다.
“우리는 일터에서 주당 40시간 이상을 함께 보낸다. 따라서 이곳에 올 때 완전한 자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입고 싶은 것을 입고, 꾸미고 싶은 것을 장식해야 한다. 이것은 창의력에 있어 거대한 출발이다”라는 한 직원의 인터뷰는 개성존중 문화를 엿보게 한다.
자포스는 그룹 차원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도 권장한다. 예를 들어 각 그룹은 자신들의 컨퍼런스 룸을 꾸미고, 직접 사용하지 않을 때 다른 그룹에 룸을 대여해 줄 수 있다. 재미있고 업무에 도움이 되는 공간은 당연히 인기가 높다.직원들의 독창성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내부 시장에서 인정받고 거래되는 독특한 펀(fun)경영의 예시라 볼 수 있다.
인정과 협력의 문화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제도는 ‘동료인정 보너스(Coworker bonus award)’이다. 모든 직원은 매월 50달러의 상을 동료 중 1명에게 부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지급은 월 1회지만 보너스를 받을 기회와 규모에는 제한이 없다. 이는 인정의 행동일 뿐 아니라 모든 직원에게 문화 확장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문화를 지켜가기 위한 급진적 실험 홀라크라시(Holacracy)의 도입
모든 기업은 성장통을 겪는다. 사업의 성공기준이 충족되어고 규모가 커지면, 흔히 말하는 관료주의적 병폐들이 출현한다.
자포스 또한 스스로를 훌륭하게 만든 문화가 훼손되고, 결국 사업의 종 말로 이어지게 될 것을 우려했다.
토니 셰이는 2015년 홀라크라시(Holacracy) 도입을 선언했다. 천재 프로그래머로 알려진 브라이언 로버트슨 (Brian. J. Robertson)에 의해 제안된 이 제도는 쉽게 말해 ‘상사 없는 회사’, 일종의 자율경영 시스템이다.
공식조직인 팀은 서클(ConcentricCircle)로 대체되고, 관리자 대신 서클을 운영하는 리드링크(Lead Link)만이있을 뿐이다. 모든 직원은 정해진 직무(job)가 아니라 역할(role)에 따라 움직이며, 독립적인 자기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일한다.
리드링크는 명목상 관리자일 뿐 공식 권한은 거의 없다. 특히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명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을 때까지 요청할 뿐이다.
이에 대해 자포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전통적인 위계적 조직구조는 다음과 같은 전제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자발적이지 않고, 일에 대해 드러나는 것을 그다지 원치 않으며, 구성원에게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은 관리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오너십을 느낄 때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이다. 그들이 어떤 일을 수행하던 간에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자랑스러워 하고 싶어 한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모두가 준비되어 있지도 않았을뿐더러 높은 직급과 직책을 가지고 커리어를 쌓았던 관리자들은 패자처럼 인식되었을 수도 있다. 자포스는 전환 기간 중 퇴직 패키지와 함께 조직을 떠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 전체 구성원의 18%가 회사를 떠났고, 이후 11%의 직원은 패키지를 받지 않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매년 10~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에서도 사라졌다. 반면 그해 자포스는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 이익률을 기록했다. 영감과 창의력을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혁신적인 모범사례가 없었을 것이다.
People Point와 Badging
홀라크라시가 실현된 일터의 HR은 어떤 모습일까? 자포스의 모든 직원은 자신의 역량을 가지고 기여하고 싶은 서클에 자유롭게 시간과 노력을 배분할 수 있다. 복수의 서클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People Point’이다. 각 직원들은 풀타임으로 일을 했을 때의 시간과 노력에 해당하는100점의 포인트를 가지고 다양한 서클에 배분한다.
그리고 각 서클은 일의 규모와 범위의 크기에 따라 필요한 포인트가 있다.
People Point를 매개로 조직과 역할을 매칭하는 내부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이다. 만약 자신의 서클을 즐기지 않거나 훌륭한 일을 하지 못한다고 느끼면 새로운 서클을 찾는다. 때로는 리드 링크가 서클의 크기를 고려하여 원하는 만큼의 포인트를 승인하지 않기도 한다.
자포스는 홀라크라시 이후 상사가 주도하는 전통적인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보상에 대해서는 누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여기에 대해 자포스는 ‘Badging’이라 불리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직원들은 자신이 소유하거나 획득한 배지에 따라 보상받는다.
Java Coding Badge, Merchandising Badge와 같이 특정 요구사항을 충족하면 보상이 증가하는 구조이다.
직원들이 향후 자신의 급여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2016년 첫 도입시점을 기준으로 고정성 급여는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Grandfather Badge를 도입했다.(새로운 제도나 규정을 적용할때 기존의 권리를 인정해주는 방식을 Grandfathering이라고 칭한다)
자포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의 모든 노력을 쏟아 붓는 회사처럼 보인다. 개인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게 하며, 강력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통해 행복경영을 실천한다.
자포스에는 매년 직원들이 직접 작성하는 문화서적이 있다. 자신들이 회사의 문화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나아가 매일 문화를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기록한다.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새로운 시도에 주저함이 없는 자포스의 미래를, 책은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해진다.
by HCG Consulting BU 백승아 부사장(sabaek@e-h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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