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사관리 연공제 기업에 취직해 힘을 숨긴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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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6-02 10:53 노출일자 23-06-01
작성일 23-06-02 10:53 노출일자 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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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의가 없다'라고 하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그 이야기는 심지어 고대 석판에도 쓰여있더라'라는 대꾸를 하는 옛날식 유머가 있다. 세대갈등은 이처럼 역사 속에서 항상 존재해 왔다. 이러한 갈등을 연구하고자 베이비부머 세대, 86세대, X세대 등 여러 세대들이 명명되었으며, 항상 최신으로 등장한 세대는 모든 기성세대들의 연구 대상으로 도마에 오르곤 했다.
이러한 연구 대상 중 가장 최근에 등장하여 하나의 밈(Meme)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대는 단연 MZ 세대일 것이다. 2개의 세대가 아울러지면서 이전에 존재했던 세대 구분보다 다소 넓은 연령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체감되는 기성세대와의 차이(Gap)는 지금까지 있어왔던 다른 세대보다 더 큰 느낌이다.
일선 기업 현장에서, 이 차이는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젊은 세대들은 자기가 원하는 일 이외에는 전혀 하지 않는다', '퇴근시간이 되면 상급자보다 먼저 퇴근하기 일쑤다', '재택·원격근무를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보상은 더 받기를 원한다' 등, 많은 기업이 젊은 세대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관리가 어려운 궁극적인 이유는, 이 세대는 지금까지의 세대와는 달리 인력의 이직 방어(Retention)가 극도로 어렵고, 심지어 채용을 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관리자들은 이렇듯 MZ 세대에 대한 소통의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당돌함'으로 이들을 규정하곤 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로 인해 심지어 정부에서 주당 근로시간에 대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사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라는 발언이 나와 빈축을 사기도 하지 않았는가.
흔들리는 기존 질서에서 탄생한 세대
'세대'를 구성하는 세대원들은 너무나도 다수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양식과 그 배경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앞서 이야기한 '인재의 유지와 유인이 어렵다'라는 것에 대해서부터 먼저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인재를 유지하고 유인하기 위해 회사들은 '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 왔다. 경쟁사보다 높은 보상을 제시하는 것이 유일한 인재 유지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인재 경쟁이 일어날 때 기업은 경쟁적으로 많은 인건비를 소모하게 되므로, 모든 회사가 지속적으로 '타사 대비 우위'의 보상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많은 보상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은 이러한 비용 지출을 이연하기로 했다. '직업의 안정성(Job Security)'이 바로
그 개념으로, 국내의 많은 회사들은 높은 직업적 안정성을 제공하고, 대신 미래에 더 많은 보상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식으로 당장의 부담을 줄여나갔다. 이를 통해 국내의 뿌리 깊은, 호봉제를 위시한 연공형 보상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보상 제도는 만약 기업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들을 뺏어갈 직무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다면 매우 효과적이다.
더 많은 가용 인력을 지속적 고용과 점증하는 보상을 대가로 고용하고, 성장한 사업 규모에서 발생하는 성과를 통해 숙련자와 관리자의 보상을 충당하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 성장이라는 전제조건이 틀어질 때, 선순환 구조는 악순환의 고리로 변화하게 된다. 사업의 지속 성장이 어려워도 이미 고용한 인력들에게 미래의 보상과 관리자로의 전직을 약속했으므로, 기업은 고용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관리 인력이 실무 인력보다 많은 역(逆) 피라미드 형의 '인사적체'를 유발하는 주원인이 된다.
최근 국내의 많은 회사들은 이와 같은 '인사적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직업 안정성의 천장을 낮추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기존의 6단계의 직급을 5단계·4단계로 낮추거나, 승진에 필요한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와 동시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향상시키기 위해 호칭을 통폐합하며 직급에 대한 인식을 희석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자연스레 이러한 흐름은 보상의 미래가치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저하시키게 된다. 연공형 보상 제도는 보상의 미래가치를 통해 인력을 유인 및 유지하므로 만약 인력들이 몇 년 일하지 않고 이직하고 있다면, 더 이상 보상의 미래가치는 인력들에게 매력적인 가치가 아니라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인력의 근속 기간은 성장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더더욱 짧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성장 산업 분야일수록 인력 유지의 압박에 더 시달리고 있다. 일례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산업분야인 2차 전지 분야는, 이미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3.3년까지 떨어져, 다른 대표적 제조업 분야인 자동차 산업의 11.1년 대비 매우 큰 대비를 보인다.
직급 제도의 변화와 함께, 거시경제적으로도 '미래 보상'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약속되었던 매년마다의 보상 상승도 그 속도가 더뎌지게 되었고, 심지어 그렇게 올라가는 보상 속도에 비해 생활에 필요한 자산(부동산 등)의 가격 상승이 훨씬 빨랐기 때문에, 특히 생활 기반 자산을 마련해야 하는 세대들에게는 이 상승폭의 차이가 더욱 크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
미래 보상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다면, 이들에게는 현재의 직장에서 높은 강도의 노동과 낮은 현재 보상을 감내해야 할 이유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의 키워드는 '능력주의'이다. 우리 사회 경제 인력의 주축을 이루는 20~30대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쟁을 어린 시절부터 돌파해온 세대이다. 이러한 과당경쟁의 경험이 이들에게는 공정한 성과측정에 대한 요구로 내면화되었다. 이들에게 연공주의에 기반한, 연차가 높은 직원부터 차례대로 상위 고과가 부여되는 성과평가 방식이란 불공정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공정성에 대한 높은 감수성은 필연적으로 평가와 보상을 포함한 모든 사내 의사결정에 대한 높은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표출된다.
게다가, 이러한 공정과 투명에 대한 요구는 단순한 사내 불만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SNS나 취업포털을 통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이른바
'블랙기업'으로 낙인 되는 경우도 흔히 생기게 된다. 이런 부정적 경험이 누적된 기업의 젊은 세대에서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라 불리는 행동 양상이 벌어지기까지 한다.
결국 지금까지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겨졌던 미래 보상의 약속을 통한 저렴한 가용 인력의 조달, 지속적 성장을 전제로 한 평생고용과 연공제 인사관리의 모델이 무력화된 결과가 현 세대의 극심한 이직 이슈로 나타났고, 여기에 대한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한 기성세대는 세대론과 '당돌함'으로 이를 치부해버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슈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보상 경쟁력을 보다 더 강화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겠지만, 앞서 이야기한 보상 경쟁력의 경쟁은 결국
'치킨게임'의 양상을 띨 수밖에 없고, 저성장으로 인해 상실된 미래 보상 가치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많은 보상을 제시해야만 이들을 지속적으로 고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코 효율적 전략이라 할 수 없다.
비금전적 동기부여 요인의 강화 : 직원 경험
긍정적인 직원 경험은 단순히 높은 보상보다 구성원을 유인하고 유지하는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적절한 보상 만족도와 더불어 더욱 질 높은 QOWL(Quality of Working Life: '일'로서의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것은 회사와 직원에게 모두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이와 같은 직원 경험의 향상을 위해 많은 기업이 확대하고자 하는 것 중 하나가, 일과 삶의 조화(Work-Life Harmonization) 개념이다.
이는 기존의 사무실 근무를 원격·재택근무 등으로 확장하는 것에 더하여, 각종 메시징 앱,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관리, 이 과정에서의 발생하는 직원과의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의 앱을 통한 진행을 포함한다.
이러한 진행과정에서 벌어지는 구성원들의 직원 경험에 대한 즉각적인 진단 및 데이터 관리, 이를 통해 이직 위험·번아웃을 증대시키는 요소를
가장 빠르게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지금까지 언급된 이슈를 비금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열쇠이다.
연공제로부터의 빠른 탈피
결국 앞서 살펴본 많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지속적 성장을 전제로 한 연공제형 모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언급한 대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분야에서 더욱 변화의 압박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직무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보다 중점을 둔 유연한 보상 제도의 수립, 직무전문성에 기반한 비정형적 목표 수립과 이에 대한 수시·상시 성과관리, 연공이 아닌 역할에 기반한 직급체계의 운영에 있을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변화는 현재의 형식적 고과 체계를 송두리째 흔들게 될 것이므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직무전문성의 요건 및 수준과 필요기술의 정의, 역할수행을 잘할 수 있는 인력을 잘 선별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평가 시스템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by HCG Consulting BU 홍순원 상무(swhong@e-h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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