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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Insight 하이브리드 워크, 베푼다는 생각은 버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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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9-14 12:39 노출일자 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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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야기하는 직장이라는 단어에는, 노동을 하는 장소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기업에서 정해진 장소에 모여서 노동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장면이고, 이렇게 직장에 가는 것을 출근, 나오는 것을 퇴근이라고 칭할 정도로 근무=직장의 등식이 성립해왔던 것이 지금까지의 약속이었다.


2021년 이후, 이 ‘직장’의 개념에서 물리적 장소의 의미는 제외시켜도 될 듯하다. 이미 몇 년 전부터만 해도, 스마트워크 센터 등을 통해 직장의 장소적 제약이 점차 무너져 왔고, 원격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해 갈 수 있는 통신 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에 이루어진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번이라도 원격지에서 근무해 본 직원들의 비중은 44%가량 증가했으며, 비교의 기간을 10년으로 확장한다면 그 비중은 91%까지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조사대상 기업 중 69%는 최소 1개 팀 이상의 전일제 원격근무 조직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물론 더 많은 팀들은 원격근무와 직장내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를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


이 추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코로나19의 범유행(pandemic)이 결정적이었다.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이제는 재택근무가 권장되는 것을 넘어서서, 강제되는 시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일하는 장소에 대한 고민은 이제 많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모이게 하는 고민에서, 더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게 하는 고민으로 180도 변화되었다.



원격근무와 하이브리드 워크의 차이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근무(Remote Work)이다. 원격근무가 그날 그날의 근무를 어디에서 하는지를  Day-to-day 근무의 형태 분류라고 한다면, 여러 날의 근무를 묶어서 주당 몇 회 이상을 원격으로, 나머지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식으로 다소 긴 기간동안의 근로양식을 일컫는 표현으로 최근 대두된 개념이 바로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이다.


하이브리드 워크라는 이 생소한 용어가 등장한 초기에는 모두들 이러한 변화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일시적인' 임기응변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워크의 확산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처럼 보인다. 


<그림 1>의 조사 결과와 같이 코로나19 이전에는 30%의 직원들만이 하이브리드 워크 형태로 근무하겠다는 응답을 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52%로 늘어난 것이 그 증거다. 이러한 응답 양상은 결국 하이브리드 워크의 확산이 사회의 변화, 조직문화적 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방역과 별개로, 왜 하이브리드 워크는 이처럼 각광받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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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magine Work, ‘Employee Survey’ (2020년 12월-2021년 1월, 기업 또는 정부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5,043명 대상 조사)



하이브리드 워크는 MZ세대를 위해 마련된 제도?


이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원격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자가 뒤섞여 근무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기업은 이러한 변화추세에 편승하면서도, 생산성의 유지를 위해 어떻게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초 하이브리드 워크의 장점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조직문화적 관점으로 이야기하곤 했다. 

소위 '직장생활'로 통용되는 업무공간에서의 쓸데없는 긴장감과 압박감, 위계, 직장예절 등으로 부터 해방되어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직원들에게 업무 만족도를 준다는 가설이다. 


이와 같이 원격근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MZ 세대의 변화된 삶의 방식, '워라밸' 추종 풍조와 연결시켜 설명하면서, 많은 경영진 및 간부급의 직원들은 이를 반쯤은 젊은 세대에 베푸는 호혜적인 Benefit으로, 반쯤은 "요새 젊은 사람들은…" 식으로 혀를 차면서 '어쩔 수 없이 제도는 준비한다만, 조직의 기강은 내줄 마음이 없는' 식으로 색안경을 끼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단순히, 하이브리드 워크의 확산을 '제멋대로이고 자기 본위적인 젊은 세대들의 응석에 맞춰주기 위한 기업의 선물'로 보기에는, 젊은 세대들의 속 사정은 조금 다른 듯하다.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려면, 기술의 발달, 전염병의 확산 같은 표면적인 아젠다 외에, 문화적 요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기업문화적 키워드 2가지는 바로 '육아'와 '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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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C US, ‘Remote Work Survey’ (2021년 1월, 미국 임원 133명, 미국 사무원 1,200명 대상 조사)

실제로 <그림 2>의 연구에서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위한 각종 Benefit 및 지원 제도를 놓고 회사 관점의 '지원 수준'과, 구성원(수혜자) 관점의 지원 수준에 대한 인식 차이를 조사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가장 압도적으로 인식차가 컸던 부분은 육아에 대한 지원으로, 그리고 그 다음을 잇는 항목은 원격 환경하에서의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교육과 직원의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 항목으로 조사된 바 있다.2 


이 결과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구성원들의 요구(Needs)가 가장 큰 항목이 상위에 위치할 수도 있고, 기업의 지원이 처참한 항목일수록 상위에 위치할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림 2>에서 살펴볼수 있는 온도차는 구성원들이 하이브리드 워크 확대의 환경에서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지원 항목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하이브리드 워크와 '육아'의 상관관계


언뜻, 회사 일과 관련된 것도 아닌 '육아'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과정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육아의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가정에서 맞벌이 부부가 보편화되고, 3세대 이상의 가정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현대의 젊은 세대들은 결국 부부가 공동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환경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워크라는 선택지를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은 복리후생의 차원, 정신건강의 차원이 아니라, 육아를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더구나, 많은 취학/미취학 아동들이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물게 된 대다수의 국가에서 이는 더더욱 필수적인 항목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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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magine Work, ‘Employee Survey’ (2020년 12월-2021년 1월, 기업 또는 정부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5,043명 대상 조사)



하이브리드 워크 지원제도와 관련된 인식차에 대해 조사한 <그림 3>의 연구에 따르면3, 5세 이하의 어린 아동이 있는 가정의 구성원의 경우 조사 대상의 50%에 조금 못미치는 수가 주 2~3회의 원격근무를 하고자 하였으며, 주 5회 원격근무를 선호하는 비율도 20%에 달했다. 반면 자녀가 없거나 있더라도 18세 이상의 자녀인 경우에는 20% 이상이 원격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하여, 육아의 압력 수준에 따라 응답이 극명하게 갈리는 조사결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원격근로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의 비중으로, 5세 미만 자녀를 보유한 직원에게서는 가장 낮은 순위로, 6~17세 자녀의 부모에게서는 중간 순위로, 18세 이상 자녀의 부모에게서는 가장 높은 순위로 관찰되고 있어, 모든 구성원들이 하이브리드 워크를 무조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결국 하이브리드 워크를 호혜적인 '복리후생'으로 바라보았던 관점의 최초 가설은 전제에서부터 무너진 셈이다.



하이브리드 워크에 대한 구성원들의 우려 


모든 직원들에게 하이브리드 워크가 무조건적으로 환영받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다시 이 글의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많은 수의 구성원들이 회사의 원격근무와 관련된 지원과 이에 대한 만족도 수준에 있어 어떤 온도차를 보이는지를 되짚어보아야 한다. 압도적 1위가 바로 육아에 대한 지원이었다면, 2,3위는 관리자들의 교육을 통한 적응과 구성원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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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magine Work, ‘Employee Survey’ (2021. 1. 기업 또는 정부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5,043명 대상 조사)



조금 전 설문조사 중 구성원의 '우려'를 조사한 문항에서 <그림 4>에서는 사무실 근무를 할 때와 원격 근무를 할 때  4가지 우려되는 점을 조사했는데, 2개는 공통적인 항목이었고 (Work-life 밸런스, 직원복지에 대한 소홀), 나머지 2개는 달랐다. 사무실 근무 시에는 코로나19 감염과  업무 유연성 감소를 우려했고, 원격 근무 시에는 동료들과의 소통 감소, 팀/개인간 협업 감소를 가장 많이 우려했다.


종합해보면, 직원들이 하이브리드 워크를 꺼려 하는 것은 결국 원격 근무가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팀원들과 직접 대면해 소통하는 기회, 비업무적인 일상 대화의 기회, 서로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소소한 도움을 주며 협업할 수 있는 기회의 상실이 결국 우려의 기반이며, 관리자들에 대한 교육을 요구하는 것 역시 이러한 대면 기회의 상실이 평가 및 보상에서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자기방어기제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 불안 해소하는 HR의 지원 필요


결국 HR이 해야하는 역할은 이러한 구성원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한다.


우선, 육아를 병행하는 젊은세대의 직원들은 생각보다 더 높은 압박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보다 더 유연한 근무시간과 근무형태가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하이브리드 워크를 진행하는 구성원에게 더욱 엄격한 근태 감시와 불필요한 간섭이 이루어지기 쉬우므로, 관리자들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원격근무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을 없애기 위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워크가 결코 혜택과 복리후생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제약없는 하이브리드 워크가 가능케 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인프라는 결국 원격근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프라여야 하며, 단순히 '업무'를 위한 솔루션만을 모두 갖춘다고 하여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실시간의 업무 공유 뿐 아니라, 대화, 화상 연결, 보고 등 모든 것이 결국 대면을 탈피하고 온라인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팀 빌딩을 위한 온라인 미팅을 장려하는 것 또한 문화 전환을 촉진시킬 수 있을것이다.


하이브리드 워크는 이제 기업이 베풀며 '생색내기'를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가정의 지속 및 생존과 관련된 문제가 되었으며, 모두에게 이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찾아주기 위해 일의 터전은 이제 사무실 책상에서 온라인의 클라우드 업무공간으로 옮겨가야 한다. HR은 이 과정에서 조직문화의 전환과 업무의 온라인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만 한다.



1) Remote Work statistics for 2019,  FlexJobs

2) Remote Work Survey, PwC, 2021. 1.
3) Reimagine Work: Employee Survey, McKinsey & Co., 2021.4.


by HCG Consulting BU 홍순원 상무(swhong@e-h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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